강아지 약국 약 (위장약, 피부연고, 안약)

콩이가 처음 피부병에 걸렸을 때 저는 매번 동물 병원에 달려가며 진료비가 쌓여가는 걸 보고 있었습니다. 한 번 갈 때마다 적게는 3만 원, 많게는 십 몇 만원씩 나가더라고요. 그러다 문득 수의사 선생님이 처방해주시는 약 중 상당수가 사람이 먹는 약과 성분이 같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그때부터 약국에서 구할 수 있는 강아지 상비약을 하나씩 모으기 시작했고, 지금은 급한 상황에서 집에서 일차 대응을 할 수 있게 됐습니다. 오늘은 제가 직접 콩이에게 써보고 수의사 선생님께 확인 받은 약국 약들을 정리해드리겠습니다.

피부 발진과 붉은 반점 증상을 보이는 강아지의 모습

강아지 위장약, 설사와 구토에 대응하는 법

콩이가 갑자기 물변을 보거나 구토를 할 때 가장 먼저 찾는 약이 스타빅(구 스맥타)입니다. 이 약은 장 점막을 코팅해 독소와 세균을 흡착시키는 역할을 하는 지사제(止瀉劑)로, 설사를 멈추게 하는 약을 의미합니다. 제 경험상 변이 살짝 물러지기 시작할 때 바로 먹이면 하루 이틀 안에 증상이 잡히더라고요. 5~6kg 강아지 기준으로 3mm 정도를 아침 저녁 두 번 나눠서 공복에 먹이는 게 가장 효과적입니다. 식사 한 시간 전이나 식후 두 시간 뒤에 급여하는 이유는, 이 약이 장 안의 물질을 흡착하는 성질이 있어서 음식물과 섞이면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비슷한 제품으로 포타라는 약도 있지만, 저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포타에는 디소르비톨이라는 성분이 들어 있는데, 이게 장운동을 촉진하는 완하제(緩下劑) 계열이거든요. 완하제란 변을 무르게 해서 배변을 돕는 약인데, 설사를 잡으려는 목적과는 정반대 작용을 하는 셈입니다. 그래서 굳이 포타를 선택할 이유가 없고, 약국에 가면 스타빅으로 달라고 하시면 됩니다.

구토나 속쓰림이 있을 때는 알마겔을 사용합니다. 알마겔은 위 점막을 보호하고 위산을 중화시키는 제산제(制酸劑)로, 과다한 위산을 중화해 속쓰림을 완화하는 약입니다. 콩이가 구토를 반복하거나 밥을 잘 안 먹으려 할 때 수의사 선생님이 처방해주신 게 바로 알마겔 에프였습니다. 알마겔에는 일반형과 알마겔 에프 두 종류가 있는데, 에프는 농도가 1.5배 진하고 시메티콘이라는 가스 제거 성분이 추가로 들어 있어서 꾸룩거리는 복명음이나 복통까지 잡아줍니다. 5kg 강아지 기준으로 알마겔 에프는 3~4mm 정도를 식전 10~30분에 먹이면 되는데, 이때 중요한 건 정량을 한 번에 투여해야 위 점막에 제대로 코팅이 된다는 점입니다. 조금씩 나눠 먹이면 효과가 떨어지니 주의하세요.

강아지 피부연고, 상처와 가려움 관리의 핵심

포메라니안은 털이 두껍고 이중모라 피부 통풍이 잘 안 돼서 피부병에 취약합니다. 콩이도 한창 피부병과 싸울 때 옆구리를 긁고 또 긁어서 빨개질 때까지 고생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 수의사 선생님이 추천해주신 게 비판텐이었습니다. 비판텐의 주성분인 덱스판테놀은 피부 재생과 보습을 돕는 성분으로, 상처 회복을 촉진하고 건조함을 완화합니다. 발바닥이 갈라지거나 코가 말랐을 때, 또는 배나 겨드랑이처럼 털이 적은 부위가 건조할 때 얇게 발라주면 금방 좋아지더라고요. 단, 강아지는 피부가 사람의 1/3 정도로 얇아서 약물 흡수가 빠르고, 연고를 두껍게 바르면 통풍이 안 돼 오히려 이차 감염이 생길 수 있으니 반드시 얇게 펴 발라야 합니다.

명확하게 상처가 나서 피가 날 때는 후시딘(에스로반)을 사용합니다. 동물병원에서도 상처 치료용으로 소분해서 주는 연고가 바로 에스로반이거든요. 성분이 같은 약국용 후시딘을 집에 구비해두면 급할 때 바로 바를 수 있어 편리합니다. 연고를 바른 뒤에는 강아지가 핥지 못하도록 넥카라(elizabethan collar)를 반드시 착용시켜야 합니다. 넥카라란 강아지 목에 씌우는 원뿔형 보호 기구로, 상처 부위를 핥거나 긁는 걸 막아줍니다. 만약 상처 부위가 몸통이나 다리처럼 넓다면, 거즈를 얹고 자가 점착식 붕대(코반)로 감아주면 더욱 안전합니다. 코반은 동물병원에서도 파는데 약국용이 훨씬 저렴하니 약국에서 구입하시길 추천합니다.

스테로이드 연고는 신중하게 사용해야 합니다. 병원에서 많이 처방하는 네오덤은 2등급 스테로이드로 효과는 좋지만 장기간 사용하면 피부가 얇아지고 쿠싱 증후군(Cushing's syndrome) 같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쿠싱 증후군이란 스테로이드 과다로 인해 음수량이 늘고 피부가 석회화되는 증상을 말합니다. 저는 지인의 강아지가 스테로이드를 오래 써서 피부가 차글차글 주름지는 걸 직접 본 후로는, 가능하면 7등급의 순한 리도맥스 크림을 먼저 사용합니다. 리도맥스 0.15%와 1% 크림은 일반의약품으로 아기들도 쓸 수 있을 만큼 순하면서도 풀독이나 벌레 물림 같은 급성 가려움에는 충분히 효과적입니다. 단, 스테로이드는 염증 증상만 줄여줄 뿐 원인을 치료하지는 않기 때문에, 이틀 정도 발라도 차도가 없으면 반드시 동물병원에 가셔야 합니다.

  1. 상처 소독: 생리식염수로 상처를 씻어낸 후 후시딘 연고를 얇게 바릅니다.
  2. 넥카라 착용: 연고를 바른 즉시 강아지가 핥지 못하도록 넥카라를 씌웁니다.
  3. 붕대 고정: 상처 부위가 넓다면 거즈를 대고 코반으로 감아 고정합니다.
  4. 경과 관찰: 2일 이내 호전되지 않으면 즉시 동물병원에 내원합니다.

강아지 안약, 눈 건강을 지키는 일상 관리

강아지는 눈이 돌출되어 있고 눈꺼풀이 짧아서 사람보다 눈 관련 질환에 취약합니다. 콩이도 가끔 눈을 비비거나 눈곱이 끼는 경우가 있는데, 그럴 때 가장 먼저 사용하는 게 보존제가 없는 1회용 인공눈물입니다. 인공눈물(artificial tears)이란 눈물 성분과 유사하게 만든 점안액으로, 안구 표면을 촉촉하게 유지하고 이물질을 씻어내는 역할을 합니다. 강아지 눈에 먼지나 털이 들어갔을 때 인공눈물을 한두 방울 떨어뜨려주면 자연스럽게 씻겨 나가더라고요. 단, PDR엔 같은 기능성 인공눈물은 사용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강아지에게 안전성이 확립되지 않았고, 단순히 씻어내는 용도라면 일반 인공눈물로 충분하기 때문입니다.

강아지는 사람보다 안구 건조에 둔감해서, 정기 검진 때 보니 각막에 상처가 있는데도 보호자는 전혀 몰랐던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특히 포메라니안처럼 눈이 큰 견종은 잘 때 눈을 완전히 감지 못해 가운데 부분이 건조해지기 쉽습니다. 이럴 때는 리포직 점안겔처럼 점도가 높은 안과용 겔 제제를 사용하면 좋습니다. 리포직은 인공눈물보다 오래 눈 표면에 머물러 자는 동안에도 안구를 보호해주는데, 수의사 선생님도 각막 손상이 우려될 때 자주 처방해주시더라고요. 넣는 방법은 유튜브에서 '강아지 리포직' 또는 '강아지 안약 넣는 법'을 검색하면 자세히 나오니 참고하시면 됩니다.

만약 강아지 눈 흰자가 빨갛고 초록색 눈곱이 낀다면 결막염(conjunctivitis)을 의심해야 합니다. 결막염이란 눈꺼풀 안쪽과 안구 표면을 덮는 결막에 염증이 생긴 상태로, 세균 감염이 주된 원인입니다. 이때는 항생제 안약인 신도톱(성분명: 토브라마이신)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신도톱은 약국에서 일반의약품으로 구매 가능하며, 동물병원에서 처방하는 사탈 점안액과 성분이 동일합니다(출처: 식품의약품안전처). 다만 가격은 신도톱이 훨씬 저렴해서 경제적 부담이 덜합니다. 콩이도 한쪽 눈이 충혈되고 눈을 잘 못 뜰 때 신도톱을 하루 세 번 정도 넣어줬더니 이틀 만에 많이 좋아졌던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이틀 넘게 써도 차도가 없거나 증상이 심해지면 바로 동물병원에 가셔야 합니다. 각막 궤양이나 녹내장 같은 심각한 질환일 가능성도 있기 때문입니다.

강아지 상비약을 집에 갖춰두면 급한 상황에서 당황하지 않고 대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약들은 어디까지나 임시방편이며, 증상이 지속되거나 악화되면 반드시 수의사의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콩이를 키우면서 느낀 건, 보호자가 강아지의 작은 변화를 빨리 알아채고 적절히 대응하는 게 정말 중요하다는 점입니다. 약국 약으로 일차 대응을 하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도록 항상 주의 깊게 관찰하시길 바랍니다. 약 용량이나 사용법이 궁금하시면 약사님께 직접 문의하시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4G3Q0ZY5D9I 
https://www.mfds.go.kr